글
안녕, 마인크래프트
마지막 포스팅 날짜를 살펴보니 15년 2월 8일이네요... 대략 5년하고도 6개월은 더 과거인 셈이니 제가 글을 쓴 지 참으로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. 블로그 활동을 접어두고 현생을 살아가는 동안 많은 마인크래프트 모드 블로거 분들이 사라졌습니다. 제가 블로그 포스팅을 시작하게 된 계기 중 하나였던 세렌님 또한 요즘은 긴 회복기를 두고 간간이 근황만을 투척하실 뿐 실상 반쯤 블로그 관리를 접으신 듯 합니다. 나머지 다른 1세대 블로거 분들은 말할 것도 없네요. 모든 게임에는 흥망성쇠가 있다고 하죠? 마인크래프트는 벌써 첫 공개로부터 10년이 더 지나서 고전 게임의 경지에 다다르고 있습니다. 과거 전성기 시절의 열기와 인기도는 식었고, 유투버들과 모드 개발자 또한 많은 사람들이 그만둔 것이 보입니다. 제 유년기 지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대주주가 몰락하다니... 참으로 애석할 따름입니다.
제가 마인크래프트를 처음 시작한 버전은 Beta 1.2_02입니다. 친구 집에 놀러갔다 입문하였죠. 이 당시 국내 모드계는 황폐했고, 친구끼리 놀다가 어느정도 볼륨이 있는 모드를 깔았다 하면 그 모드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있는 곳이 없었습니다. 그때 제 눈에 들어온 모드인 사움크래프트가 블로그를 열게 된 계기입니다. 남들이 보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공략글을 써보고 싶었죠. 제가 첫 포스팅을 시작한 곳은 네이버 블로그입니다. 그때 당시 쓰던 아이디는 지금도 제 개인 메일로 잘 쓰고 있습니다. 그렇게 블로그에 글을 잘 써내려가다가 세렌님께 티스토리 초대장을 받고, 이렇게 조그마한 블로그로 이사를 왔죠. 그 이후 네이버쪽 블로그는 초기화했지만, 초기화 이전에 미리 모든 글을 PDF로 따 두어서 지금 어떻게 뒤적거려볼 수 있는 점은 다행인 거 같습니다. 옛날에 쓴 글들은 남들 보여주기 부끄럽고, 게다가 실용성도 없으니만큼 저만 볼 것입니다. 적다보니 뜻도 모를 주저리주저리 잡설이 되고 있지만, 그게 잡설의 아이덴티티인만큼 개소리를 실컷 적어보겠읍니다. 이미 황폐화된 블로그에 누가 이 글을 보고 댓글이라도 쓰겠습니까?
첫 포스팅 날짜는 13년 12월 24일, 그러니까... 대충 제가 블로그를 한 2여년 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. 사실 첫 포스팅 당시 저는 12세, 그러니까 초등 5학년이었겠네요.. 제 공략글을 보시면서 아 이놈 문장력이 너무 후달리는데? 라고 생각하신 분들은 이제서야 그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신 겁니다. 이 블로그는 잼민이가 운영하는 블로그였던 셈이죠! 제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움크래프트에 대한 블로그였으니만큼 블로그를 계속 운영하고 싶었습니다. 제 잡소리를 열심히 봐 주시는 많은 분들도 계셨기에 더더욱 그랬습니다. 그렇지만 중학교에 접어들면서 좀 더 학업에 전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, 어쩔 수 없이 포스팅 빈도가 점점 줄어들다 어느 순간 발길을 끊게 되었습니다. 그때 블로그를 끊은 덕분인지는 몰라도, 좋은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이제는 서울 소재 모 대학의 테두리 안에서 굴러먹는 2학년 학식충이 되었습니다. 바쁜 인생의 여명기였습니다만 한편으로는 이 블로그에 더 많은 글을 쓰고 더 많은 활동을 해 보았어야 했나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합니다. 저는 지금의 삶에 어느정도 만족합니다만은, 만약이라는 가정이 주는 유혹은 누구나 참기 어려운 셈이죠.
이렇게 다 쓰고 보니 그냥 기승전결도 없는 뭉치가 되었습니다만, 이 블로그를 방문하실 누군가에게 한번 해보고 싶은 말이었습니다. 학식충이 되어서 전공 퀴즈 준비를 하다 잠시 과거의 추억이 생각나 그 김에 이렇게 짧게 글을 적어볼 계기가 되었죠. 과거 사용하던 데스크탑도 전부 처분하였고, 이제는 시간적 여유가 날 때 블로그 활동보다는 유투브나 뒤적거리는 게 재미있을 춘추가 되었으므로 블로그에 새로운 글이 올라올 가능성을 요원하기만 합니다만... 이렇게 뒤늦은 글 한마디를 올리는 것은 제 블로그에 대한 추도사를 적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. 그럼 서쪽에서 날아온 역병을 다들 주의하시고, 모두 건강하시길 바라며, 잡소리를 매듭짓도록 하겠습니다. 모두 감사합니다. HAYO!